안녕하세요, 권현애 노무사입니다.
상사가 소리를 질렀다면, 그것만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될까요?
상담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사건을 두고 정반대의 이야기도 함께 듣습니다.
한쪽에서는 "상사가 저한테 소리를 질렀어요. 이 정도면 직장 내 괴롭힘 맞죠?"라고 물으십니다. 다른 쪽에서는 "직원이 괴롭힘이라고 신고했는데, 저는 업무 얘기를 한 것뿐입니다"라고 하십니다.
두 분 다 답답한 마음으로 오십니다. 그런데 실제 판단은 누가 더 억울한지로 갈리지 않습니다. 소리를 쳤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결론이 나지도 않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은 힘의 우위, 업무상 적정 범위, 고통의 정도가 서로 맞물려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회사가 신고를 접수한 경우와 직원이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에는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이때 "그 정도는 괜찮다" 또는 "신고했으니 당연히 인정된다"는 짐작으로 대응하면 양쪽 모두 위험해집니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1. 직장 내 괴롭힘 판단이 복잡한 이유
직장 내 괴롭힘은 2019년부터 근로기준법에 들어왔습니다. 이 규정은 직원을 보호하면서도, 회사의 정당한 업무 지시권을 함께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취업규칙에 괴롭힘 금지 조항이 적혀 있더라도 그 문구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문제가 된 행동이 업무와 관련된 것이었는지, 그 방식이 사회통념상 상당했는지, 반복되었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그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입니다. 다른 하나는 회사가 신고를 받고 법이 정한 조사와 조치 의무를 지켰는지 여부입니다.
이 둘은 별개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함께 터집니다. 직원은 괴롭힘을 주장하고, 회사는 업무상 지시였다고 반박하며, 그 과정에서 조사 절차까지 문제 되는 식입니다. 그래서 신고 초기부터 전체 구조를 놓고 접근해야 합니다.
2. 성립요건 세 가지,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됩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세 가지 요건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이 어려우니 풀어서 보겠습니다.
- 힘의 우위를 이용했을 것직급뿐 아니라 나이, 경력, 인원수도 우위가 됩니다. 직속 상사가 아니어도, 동료 사이에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 업무상 적정한 범위를 넘었을 것업무와 관련된 이야기였더라도 말하는 방식이 지나쳤다면 이 요건에 걸립니다. 무슨 말을 했는지보다 어떻게 말했는지를 봅니다.
-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었거나 근무환경이 나빠졌을 것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빠지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나빴다"만으로는 부족하고, "일 얘기였다"만으로도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3.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 6가지
분쟁이 생기면 아래 여섯 가지를 하나씩 확인합니다.
- 직장에서의 우위를 이용했는지
- 업무상 꼭 필요한 지적이었는지
- 욕설이나 모욕적인 표현이 있었는지
-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
- 반복된 행동이었는지
- 정신적으로 고통을 줄 정도였는지
여기서 오해가 많습니다. 어느 하나가 결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은 여섯 가지를 모두 모아 놓고 "이 정도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었다"고 볼 수 있는지를 종합해서 판단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같은 고성이라도 결론이 갈립니다. 5분과 50분이 다르고, 한 번과 반복이 다르며, 업무 지적과 인신공격이 다릅니다.
| 구분 | 회사·인사담당자가 확인할 것 | 직원이 확인할 것 |
|---|---|---|
| 행위 자체 | 업무 관련성이 있었는지, 지시 방식이 적정했는지 | 발언 내용과 수위, 욕설·모욕 여부 |
| 반복성 | 같은 일이 이전에도 있었는지 | 날짜별 기록, 메신저·메일 등 반복 자료 |
| 증거 | 조사 기록, 진술서, 관련 문서 | 목격자, 녹취, 진료기록 등 피해 자료 |
| 절차 | 신고 접수일, 조사 착수일, 분리 조치 여부 | 신고 접수가 기록으로 남았는지 |
4. 인정된 사례와 인정되지 않은 사례
인정된 사례
병원에서 간호사가 보호사에게 약 50분 동안 욕설과 고성, 모욕적인 언행을 한 사안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준 행위로 보아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했습니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시간의 길이와 표현의 수위입니다. 50분은 업무 지시로 보기 어려운 길이이고, 욕설과 모욕은 업무 내용과 무관한 인신공격이기 때문입니다.
인정되지 않은 사례
상사가 다소 언성을 높이긴 했으나 모욕적 인신공격이나 폭언 수준은 아니었고, 비슷한 행동이 반복되지도 않은 사안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기도 했습니다.
즉 한 번 소리쳤다는 사실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 번이더라도 수위가 현저히 높으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복성은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 여섯 가지 중 하나일 뿐입니다.
상담에서 자주 보는 오해
괴롭히려는 마음이 있었는지보다, 그 행동이 객관적으로 선을 넘었는지를 먼저 봅니다.
업무 관련성이 있어도 방식이 지나치면 괴롭힘이 됩니다. 내용과 방식은 따로 평가합니다.
신고는 조사의 시작일 뿐입니다. 요건이 맞지 않으면 인정되지 않습니다.
5. 신고 접수 후 회사가 해야 할 일
회사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신고를 받으면 결론부터 내려 합니다. 순서가 반대입니다.
먼저 지체 없이 사실관계를 조사해야 합니다. 조사는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맡아야 하고,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은 비밀로 유지해야 합니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신고한 직원과 상대방을 분리해야 합니다. 근무장소를 바꾸거나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이때 직원이 원하지 않는 조치를 일방적으로 하면 그 자체가 불이익 처우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의견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특히 신고했다는 이유로 해고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경우에는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괴롭힘이 아닌데 인정해 버리는 것도 위험합니다. 그 직원을 징계하면 이번에는 부당징계로 다시 다투게 됩니다. 어느 쪽으로 기울든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에 대입한 근거를 문서로 남겨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신고 접수 후 필수 체크
자주 묻는 질문
- 상사가 한 번 소리쳤는데 직장 내 괴롭힘인가요?
- 한 번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욕설이나 모욕이 섞였고 수위가 현저히 높았다면 한 번이라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복성은 판단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 동료끼리도 직장 내 괴롭힘이 되나요?
- 됩니다. 직급 차이가 없더라도 나이, 경력, 인원수처럼 사실상의 우위가 있으면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 회식이나 단톡방에서 있었던 일도 해당되나요?
- 업무와 이어지는 자리라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장소가 회사 밖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외되지는 않습니다.
- 신고가 들어왔는데 회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도 되나요?
- 판단 자체는 회사가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사 절차를 지키고,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에 대입한 근거를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절차를 빠뜨리면 결론이 맞더라도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회사가 조사를 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 고용노동부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고 전에 사실관계와 자료를 정리해 두는 편이 결과에 유리합니다.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노무사에게 미리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정리
소리쳤다는 사실 하나로는 직장 내 괴롭힘이 되지 않습니다. 힘의 우위, 업무상 적정 범위, 고통의 정도 세 가지가 모두 있어야 합니다.
일 얘기였더라도 말하는 방식이 지나쳤다면 요건에 걸립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결론보다 조사와 분리가 먼저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은 대충 적용하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직원 쪽도, 회사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권현애 노무사가 함께합니다.
사실관계 조사부터 판단, 징계, 예방교육까지 직접 살펴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