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권현애 노무사입니다.
수습기간이 끝났다는 말을 들었다면, 그건 그냥 퇴사인가요?
상담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상황을 두고 정반대의 이야기도 함께 듣습니다.
한쪽에서는 "수습이라 평가에서 떨어졌다고 나가라는데, 이게 해고인가요?"라고 물으십니다. 다른 쪽에서는 "수습기간이니까 그냥 정리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하십니다.
두 분 다 같은 지점을 놓치고 계십니다. 수습은 계약직이 아닙니다. 기간이 끝나도 근로계약이 저절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간 만료를 이유로 회사가 계약을 끝내는 것은 자동 퇴사가 아니라 법적으로 해고입니다. 수습기간 해고에도 해고의 사유와 절차가 그대로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물론 수습이나 시용 중의 해고는 일반 해고보다 조금 넓게 인정됩니다. 그렇다고 회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평가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 근거를 서면으로 알려주어야 합니다.
1. 수습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퇴사인가요
아닙니다. 여기서부터 오해가 시작됩니다.
수습이나 시용은 근로계약의 한 형태일 뿐, 기간제 계약이 아닙니다. 그래서 수습기간이 끝났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지 않습니다.
회사가 "수습기간이 끝났으니 나오지 마세요"라고 통보했다면, 그것은 회사가 계약을 해지한 것입니다. 이름이 무엇이든 법적으로는 해고입니다.
수습기간 해고도 해고인 이상,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 해고의 사유업무 적격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 해고의 절차서면으로 사유와 날짜를 알려야 하고, 경우에 따라 해고예고도 해야 합니다.
대법원도 시용기간 만료에 따른 본채용 거부는 사용자가 미리 남겨둔 해지권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통상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지만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사회통념상 상당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2. 내 계약서는 '시용'인가요 '수습'인가요
같은 말처럼 쓰이지만 법적으로는 다릅니다. 어느 쪽이냐에 따라 심사 강도가 달라지므로 계약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시용은 정식으로 채용하기 전에 일을 잘하는지 지켜보는 기간입니다. 기간이 끝나면 평가를 거쳐 본채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수습은 이미 정식으로 채용한 뒤에 일을 가르치는 기간입니다. 기간이 끝나면 그대로 정규사원이 됩니다.
그래서 진짜 '수습'이었다면 기간 만료로 내보내는 것 자체가 통상의 해고이고, 일반 해고와 똑같은 정당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회사가 훨씬 불리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계약서에 적힌 단어가 아니라 실질입니다. "수습"이라고 써 있어도 평가 후에 본채용을 정하는 구조라면 시용으로 봅니다. 반대로 "시용"이라 써 있어도 실제로는 교육기간에 불과했다면 수습입니다.
시용 약정 자체가 없었던 경우
실무에서 근로자에게 가장 강력한 카드입니다. 아래에 하나라도 해당하면 처음부터 정식사원으로 인정되어, 일반 해고 기준으로 심사받게 됩니다.
- 취업규칙에 시용을 둘 수 있다고만 되어 있고 근로계약서에 아무 언급이 없었던 경우
- 계약 체결 당시 수습에 관한 이야기가 전혀 없었던 경우
- 경력직·관리자급으로 채용되어 시용을 두는 것이 이례적인데 계약서에 규정이 없는 경우
- 시용기간이 끝난 뒤에도 아무 통보 없이 계속 근무한 경우 — 이미 본채용된 상태입니다
- 회사가 사후에 "원래 우리 회사는 입사자 전원이 수습"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 인정되지 않습니다
3. 해고 통보서에 뭐라고 적혀 있나요
수습근로자 부당해고 사건에서 결론이 가장 빨리 나는 지점입니다.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해고는 반드시 서면으로 사유와 시기를 알려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27조). 문자나 카카오톡, 구두 통보는 원칙적으로 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봅니다.
여기서 많은 회사가 걸립니다. 통보서를 주긴 했는데 "수습기간 만료로 근로관계를 종료한다"고만 적는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를 할 때는 근로자가 그 이유를 파악해 대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기간이 만료됐다는 취지만 적은 통지는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즉 실제로 업무 능력이 부족했더라도, 통보서에 그 내용이 없으면 그것만으로 부당해고가 될 수 있습니다.
해고예고 — 수습 사건 특유의 함정
계속 일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 회사는 해고예고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회사가 수습기간을 3개월로 정합니다. 그래서 수습기간이 끝나는 날 해고하면 계속근로가 정확히 3개월이 되어 예고 대상이 됩니다.
이 경우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았다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됩니다.
| 구분 | 근로자가 확인할 것 | 회사·인사담당자가 확인할 것 |
|---|---|---|
| 통보 형식 | 서면으로 받았는지, 문자·구두만 있었는지 | 서면통지서를 교부하고 수령 기록을 남겼는지 |
| 사유 기재 | 구체적인 사유가 적혀 있는지 | 어떤 항목이 왜 부족했는지 문장으로 적었는지 |
| 계약서 | 시용·수습 약정과 기간이 명시되어 있는지 | 평가 후 본채용 결정 취지가 계약서에 있는지 |
| 해고예고 | 계속근로가 3개월 이상인지 | 30일 전 예고 또는 예고수당을 지급했는지 |
4. 평가는 공정했나요
서면 요건을 넘겼다면 다음은 평가의 내용입니다.
수습기간 해고가 정당하려면 회사가 실제로 업무 적격성을 관찰하고 판단했다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결과만 놓고 "점수가 낮았다"고 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실무에서는 본채용 거부의 근거가 된 평가를 아래 여섯 가지로 확인합니다.
- 평가기준을 미리 알려줬는지
- 탈락 인원을 미리 정해두지 않았는지
- 다른 수습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했는지
- 평가자가 실제로 함께 일한 사람인지
- 중간 피드백이나 코칭이 있었는지
- 규정에 정해진 평가절차를 지켰는지
특히 상대평가로 하위 몇 명을 미리 정해놓고 떨어뜨리는 방식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방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평가 한 번으로 끝내고 그 사이에 아무런 지적이나 지도가 없었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이 부족한지 알려주지 않고 기간이 끝난 뒤에 부족했다고 하는 것은 관찰과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담에서 자주 보는 오해
넓게 인정될 뿐입니다. 사유도 절차도 그대로 필요합니다.
점수 자체보다 그 점수가 어떻게 나왔는지를 봅니다.
아닙니다. 해고가 정당했다는 입증책임은 회사에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평가기준을 채용 단계에서 미리 알리고, 기간 중에 최소 한 번은 중간 면담을 하고, 그 기록을 남겨두면 대부분의 다툼은 예방됩니다.
5.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수습기간 해고를 다투기로 하셨다면, 가장 먼저 날짜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안에 지방노동위원회에 해야 합니다. 이 기간은 늘릴 수 없습니다.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서 가능합니다.
복직을 원하지 않아도 신청 실익은 있습니다. 심문회의 날짜를 통보받기 전까지 금전보상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직서는 쓰지 마세요. 서명하는 순간 해고가 아니라 합의에 의한 퇴직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미 냈다면 즉시 철회 의사를 밝히고 그 사실을 남겨두셔야 합니다.
통보받은 직후 확보할 자료
임금도 함께 점검하십시오
수습기간이라도 최저임금의 90%까지만 감액할 수 있고, 그마저도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하며 3개월을 넘겨 감액할 수 없습니다. 단순노무직은 감액 자체가 안 됩니다. 여기에 어긋났다면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수습기간도 퇴직금과 연차 산정에서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됩니다. 1개월 개근하면 연차 1일이 발생하는 것도 동일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 수습기간에는 회사가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나요?
- 아닙니다. 수습기간 해고도 일반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뿐, 여전히 해고입니다.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고 서면통지도 해야 합니다.
- 계약서에 수습이라는 말이 없는데 회사가 수습이라고 합니다.
- 계약을 맺을 때 언급이 없었다면 수습기간은 없는 것으로 봅니다. 이 경우 처음부터 정식사원이므로 회사는 일반 해고와 같은 정당한 이유를 갖춰야 합니다.
- 수습 3개월이 끝나고 해고됐습니다. 해고예고수당을 받을 수 있나요?
- 계속 일한 기간이 3개월 이상이면 받을 수 있습니다. 수습기간을 3개월로 잡은 회사가 만료일에 해고하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합니다.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청구하시면 됩니다.
- 5인 미만 회사인데 부당해고로 다툴 수 있나요?
-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어렵습니다. 다만 해고예고수당과 체불임금은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에 정한 절차를 어겼다면 민사로 다툴 여지도 있습니다.
- 언제까지 신청해야 하나요?
- 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입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아무리 사정이 명백해도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통보서에 사유가 어떻게 적혀 있는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므로, 기한이 남아 있을 때 노무사에게 먼저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정리
수습기간이 끝났다는 통보는 자동 퇴사가 아니라 해고입니다. 사유와 절차가 모두 필요합니다.
계약서에 시용 약정이 없거나, 통보서에 "기간 만료"라고만 적혀 있거나, 평가기준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면 다툴 여지가 큽니다.
기한은 해고일부터 3개월입니다. 짐작으로 넘기지 말고 통보서부터 확인하십시오. 회사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권현애 노무사가 함께합니다.
수습기간 해고 판단부터 구제신청 준비까지 곁에서 함께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