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권현애 노무사입니다.
"좋게 정리하자"는 말을 들었다면, 그건 해고인가요 아닌가요?
상담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이 유형입니다. 다툴 수 있었던 사건인데 이미 사직서에 서명을 하고 오시는 것입니다.
근로자분들은 "회사가 실업급여 받게 해준다길래 썼는데요"라고 하십니다. 회사에서는 "합의로 마무리했는데 왜 이제 와서 문제가 되나요"라고 물으십니다.
둘을 가르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근로자가 동의했는가. 회사가 일방적으로 끝냈으면 해고이고, 권유를 받아 근로자가 받아들였으면 권고사직입니다.
서명은 언제나 마지막에 하십시오.
이번 글에서는 권고사직과 해고가 실제로 어떻게 갈리는지, 사직서를 이미 냈다면 되돌릴 수 있는지, 실업급여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회사가 권고사직으로 인정받으려면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1. 권고사직은 해고인가요
아닙니다. 법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해고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끝내는 것입니다.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법이 정당한 이유와 절차를 요구하고, 부당하면 다툴 수 있게 해 둔 것입니다.
권고사직은 회사가 그만두기를 권하고 근로자가 받아들여 서로 합의로 끝내는 것입니다. 양쪽이 동의해서 끝냈으니 다툴 것이 없다고 봅니다.
| 구분 | 해고 | 권고사직 |
|---|---|---|
| 누가 끝내나 | 회사가 일방적으로 | 권유 + 근로자 수락 |
| 근로자 동의 | 필요 없음 | 반드시 있어야 성립 |
| 서면통지 | 사유·시기를 서면으로 | 의무 없음 |
| 다툴 수 있나 | 구제신청 가능 (해고일부터 3개월) | 해고가 아니어서 어려움 |
| 해고예고수당 | 30일 전 예고 없으면 지급 | 대상 아님 |
중요한 것은 회사가 붙인 이름이 아니라 실제 모습입니다. "권고사직으로 처리했다"고 해도 근로자가 받아들인 적이 없다면 그것은 해고입니다. 반대로 서류에 "해고"라고 적혀 있어도 근로자가 스스로 동의해 합의했다면 권고사직으로 봅니다.
2. 사직서를 쓰면 어떻게 되나요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사직서에 서명하면 근로관계가 합의로 끝난 것이 됩니다. 해고가 아니게 되니,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해도 인정받기 어려워집니다. 실제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례가 많습니다.
위로금이나 합의금을 받고 합의서를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합의서에 "향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들어 있으면 나중에 다투는 것이 더 어려워집니다. 금액에만 눈이 가서 이 문장을 그냥 지나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생각해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만 하셔도 됩니다. 즉답할 의무가 없습니다.
나중에 회사가 채워 넣으면 내용을 다투기 어려워집니다.
면담 내용, 문자, 메일을 남겨두면 나중에 강요 여부를 다툴 근거가 됩니다.
3. 이미 낸 사직서를 되돌릴 수 있나요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세 가지로 나눠 보겠습니다.
첫째, 회사가 아직 수리하지 않았다면 철회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다만 사직서가 두 종류로 나뉜다는 점을 먼저 아셔야 합니다.
회사가 그만두기를 권해 이를 받아들이는 형태라면 회사가 받아들이겠다고 알려오기 전까지 철회할 수 있습니다. 반면 내가 먼저 그만두겠다고 통보한 형태라면 그 뜻이 회사에 전달된 순간 효력이 생겨서, 그다음에는 회사가 동의해 주어야만 되돌릴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사직서에 뭐라고 썼는지, 어떤 경위로 쓰게 됐는지를 함께 봅니다.
그래서 마음이 바뀌었다면 하루라도 빨리, 말이 아니라 문자나 메일처럼 남는 방법으로 알리셔야 합니다. 회사가 이미 후임자를 뽑아 두는 등 준비를 끝낸 뒤라면 철회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그만둘 뜻이 없는데 형식만 쓴 경우입니다. 회사가 시켜서 전원이 일단 사직서를 낸 뒤 회사가 골라서 처리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근로자에게 진짜 그만둘 뜻이 없었고 회사도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그 사직은 효력이 없고 실질은 해고로 봅니다.
셋째, 협박이나 속임수가 있었던 경우입니다. 사실이 아닌 일을 들어 겁을 주었거나, 위로금을 주겠다고 해놓고 지키지 않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안 쓰면 징계 절차로 가겠다"는 말이 곧바로 협박이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징계할 만한 일이 있었고 회사가 할 수 있는 절차를 말한 것이라면, 그 말을 듣고 썼다는 사정만으로는 되돌리기 어렵다고 본 판단이 많습니다. 없는 일을 지어냈거나 사적인 약점을 들어 압박한 경우와는 구분됩니다.
다만 셋 다 근로자가 그 사정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면담 녹음, 문자, 동료의 진술이 결정적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가 어려워지니 가능한 한 빨리 정리해 두십시오.
그리고 이 경우에도 해고일부터 3개월이라는 구제신청 기한은 그대로 흘러갑니다. 되돌릴 수 있는지 따지는 사이에 기한을 넘기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4. 실업급여는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실업급여는 스스로 그만둔 것이 아니라면 받을 수 있는데, 권고사직은 회사의 권유로 나온 것이므로 자발적 퇴사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이직 전 18개월 동안 피보험단위기간이 통산 180일 이상이어야 하는 등 수급요건은 따로 갖춰야 합니다.
관건은 회사가 신고하는 이직확인서의 사유입니다. 회사가 실제와 다르게 "개인 사정으로 인한 자진 퇴사"로 적어 넣으면 수급이 막힙니다. 반대로 근로자의 중대한 잘못으로 그만둔 것처럼 적히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퇴사 후에는 이직확인서에 어떤 사유로 신고됐는지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사실과 다르면 고용센터에 정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짚어둘 것이 있습니다. "실업급여 받게 해줄 테니 사직서를 쓰라"는 제안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해고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것이고, 근로자는 실업급여를 조건으로 다툴 권리를 넘기는 셈이 됩니다.
해고로 다투면 복직이나 임금 상당액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이라면, 실업급여보다 훨씬 큰 금액이 걸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명 전에 한 번은 따져 보셔야 합니다.
5. 회사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요
회사 입장에서 권고사직은 분쟁을 줄이는 방법이지만, 강요로 인정되면 그대로 해고로 뒤집힙니다. 그때는 절차도 사유도 갖추지 않은 해고가 되어 방어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① 권유했다는 사실을 문서로 남깁니다. 면담 기록이나 합의서가 있어야 합의였음을 보일 수 있습니다.② 생각할 시간을 줍니다. 그 자리에서 서명을 받으면 강요로 볼 여지가 커집니다.③ 사직서를 미리 채워 주지 않습니다. 근로자가 직접 사유를 쓰게 해야 합니다.④ 이직확인서를 사실대로 신고합니다. 허위로 신고하면 별도의 문제가 됩니다.⑤ 불이익을 예고하지 않습니다. "안 쓰면 징계로 간다"는 말이 강요의 증거가 됩니다.
근로자가 동의한 적이 없으면 이름이 무엇이든 해고입니다.
형식이라도 서명은 서명입니다. 그 말을 들었다는 기록이 없으면 뒤집기 어렵습니다.
합의서 문구에 따라 다릅니다. 받기 전에 문장을 먼저 읽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 권고사직도 부당해고로 다툴 수 있나요?
- 동의해서 합의로 끝냈다면 해고가 아니어서 다투기 어렵습니다. 다만 형식만 사직이고 실제로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끝낸 것이라면 해고로 보고 다툴 수 있습니다.
- 권고사직도 해고예고수당을 받나요?
- 해고가 아니므로 대상이 아닙니다. 해고예고수당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알리지 않은 경우에 발생합니다.
- 사직서를 냈는데 다음 날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 회사가 권해서 받아들인 형태라면 회사가 받아들이겠다고 알려오기 전까지 철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내가 먼저 그만두겠다고 통보한 형태라면 전달된 순간 효력이 생겨서 회사 동의가 있어야 되돌릴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문자나 메일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즉시 알리시고, 이미 처리가 끝났다면 강요나 착오가 있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 회사인데 권고사직으로 정리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 권유했다는 기록, 근로자가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는 정황, 본인이 직접 작성한 사직서가 필요합니다. 즉석에서 서명을 받거나 불이익을 언급하면 강요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아직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나요?
- 서명하지 않으셨다면 선택지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회사가 든 사유, 근속기간,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다툴 수 있는 범위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서명하기 전에 노무사에게 먼저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정리
권고사직과 해고를 가르는 것은 이름이 아니라 근로자의 동의입니다. 동의가 없었다면 회사가 무엇이라 부르든 해고입니다.
사직서에 서명하면 다툴 대상 자체가 사라집니다. 그 자리에서 쓰지 마시고, 사유란이 빈 서류에는 서명하지 마십시오.
이미 냈더라도 수리 전이면 철회할 수 있고, 강요가 있었다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구제신청 기한 3개월은 그대로 흘러가니 먼저 날짜부터 세어 보십시오.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권현애 노무사가 함께합니다.
사실관계 정리부터 대응 방향까지 곁에서 함께 준비합니다.